로맨스침잠

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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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연은 붉은 멍이 든 눈가를 긴 머리카락으로 가린 채 편의점으로 들어온다. 언제나 사는 것은 똑같은 담배 두 갑. “좋은 하루 되세요!” “저기요, 도대체 무슨 좋은 하루요?” 반문하는 가운데, 그녀의 눈이 태블릿에 그려진 일러스트에 닿는다. 누가 보아도 자신을 그린 것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는 가운데, 일러스트 속의 여성은 너무나 슬픈 눈을 가지고 있다. “제 눈이 그렇게나 슬픈가요?” 은후는 무어라 할 말을 찾지 못한 채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이어지는 라연의 말을 들었다. 그녀가 어떻게 열심히 살아왔는지, 어떻게 망가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망가져 가고 있는지. 그리고 앞엔 어떤 삶이 기다리고 있을지. 두려움, 억울함, 그리고 불안함, 종국엔 절망감. 그것들이 하나하나의 꽃잎이 되어 모두 합쳐져 슬픔이라는 꽃으로 개화했다. 그리고 라연의 향기는 그 꽃이 뿜어내는 냄새였다. 너무나 아름다운데, 너무나 처절하고 처연한. “고마워요. 답례할게요. 그다지 가진 것은 없지만, 구원에 걸맞은 답례를 할게요.” 처음으로 자신이 남자를 리드하고 있었다. 여태 느끼지 못했던, 받지 못했던 몸의 설렘과 기쁨, 천천히 달아오르는 예열과 부드러운 희열을 은후를 통해 느끼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게 은후여서 너무 좋았고, 그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위로받고 싶은 대로 따라줘서 너무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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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온실 속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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