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도망은 재주껏

달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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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가 꽤 무겁네.” 집안의 강요로 나가게 된 맞선자리를 30분이나 기다리게 한 남자는 자리를 지킨 값만큼은 확실히 해준 외모의 소유자였다. “내 이름은 알겠고.” 도재준. 감히 소리 내어 부르지 못할 남자의 이름을 입안으로 굴리는 감각이 떫었다. “울 거면 올라가서 울어. 달래주기라도 할 테니까.”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될 것 같은 첫인상대로 남자는 강압적이었다. “어떤 취향이길래요?” 격정적인 섹스를 치른다 해도 흐트러질 것 같지 않은 남자를 남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니. “순종적인 여자.” 철두철미하게 자신을 통제할 것 같은 남자와 산다는 건 얼마나 끔찍할까. “나와 살면서 지켜야 할 건 단 하나밖에 없어. 내 허락 없이는 저 문을 열면 안 돼.” 이 결혼을 잘한 것 같다. 그가 명시한 약속을 어기지 않았을 때만 해도 채서는 그리 생각했었다. * “또 달아나도 돼. 재주껏 도망쳐봐.” 도재준의 실체를 알기 전까지는 그를 사랑했다. 차라리 그의 속내를 끝까지 알아차리지 못했으면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 정도로. ‘응, 재준 오빠.’ 그녀는 기억하지 못할, 어린 날의 추억이 그의 소유욕에 불을 붙일 줄 알았다면 그녀는 그의 눈에 띄는 짓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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