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불행을 위하여

로맨스당신의 불행을 위하여

예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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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날 아내의 나라까지 멸망시켜 황제가 된 잔혹한 학살자, 울리히 폰 아델슈타인. “그대의 이용 가치는 여기까지야.” 피가 튄 얼굴을 손등으로 문지르며 그가 순백의 신부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를 사랑한 죄로 눈앞에서 가족까지 잃게 된 황후 비베케는 얼마 못 가 폐위되었다. 하지만 자유는 주어지지 않았다. “내가 죽어야 당신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건가요?” “그럴 용기나 있나?” 그녀는 결국 울리히가 선물한 향초로 새장 같았던 저택에 불을 질렀다. “당신의 복수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어요. 나의 불행이 당신에게 위안이 됐나요?” 타오르는 저택의 발코니 위에서 그녀는 그렇게 물었다. 늘 무심하던 남편의 얼굴이 처음으로 일그러졌다. 그가 아내를 올려다보며 천천히 양팔을 벌렸다. “사랑해. 사랑해, 비베케.” “그럼 나의 복수도 성공이네요. 당신에게서 나를 앗아갈게요. 날 영영 잃게 되는 게 당신에게 내려진 벌이에요.” 그녀는 천천히 불길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제 벗어나리라. 당신에게서, 그리고 당신을 사랑하는 이 마음으로부터. 지금 이 순간부터 당신이 지옥을 살았으면 좋겠어. 헛된 꿈과 부질없는 사랑을 좇다 내가 나락으로 떨어진 것처럼. 늘 기도할게요. 당신의 불행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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