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스토킹은 감출 것

준필

4

사랑이라는 건 참 이상한 것이다. 스무 살, 처음으로 학과 행사에 참석한 그날 도희의 짝사랑은 시작되었다. 몰래 시간표를 따라 했고, 그를 따라다니고, 훔쳐보았다. 비정상적이라는 자각은 있었지만, 동기들 사이에서도 잊혀진 존재인 그녀를 막아 줄 이는 어디에도 없었다. 한마디로, 정신을 차려 보니 음침한 스토커가 되어 있었다는 뜻이다. 그리고 남몰래 그를 스토킹한 지도 어느덧 1년이 된 어느 날. “근데 도희야.” 그녀의 이름을 다정하게 부르며 송시언이 웃었다. 눈이 곡선으로 휘어지며 나긋나긋한 미소를 그린다. 그러나 그 입에서 나오는 질문은 전혀 달랐다. “왜 아닌 척해?” “뭐, 뭐가?” “변태처럼 냄새 맡았잖아.” 아, 들켰다. 1년 스토킹의 끝이었다. “도희야.” ……. “그럼 좆도 빨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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