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너의 가치

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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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한데, 나 이제 너 안 사랑해.’ 9년의 연애, 11년의 약혼이었다. 뭣 모를 때 집안끼리 맺은 약혼에 서로가 끌려, 애인이라는 자리로 서로의 곁을 지켰다. 하지만 어쩌면 처음부터 모든 게 다 실수였을지도 모른다. ‘이제 너 안 보고 싶어. 너 볼 때마다 괴롭고 힘들어. 이게 사랑은 아니잖아.’ 한순간에, 그녀의 손으로 모든 걸 끝내 버렸다. *** “만나는 사람 있어? 난 어떤데?” 4년 만의 재회였다.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심장이 쿵쿵 아프게 뛰었다. 나는 행복해서는 안 되는데. “4년이면 돌아올 때도 됐지.” “……뭐?” “내가 너랑 결혼하려고 들인 공이 몇 년인데.” 그가 허리를 숙였다. 훅 가까워진 숨결과 금방이라도 맞닿을 듯한 입술에 온 신경이 집중됐다. “날 얼마나 등신 새끼로 봤으면 나한테서 도망칠 생각을 해, 자기야.” 익숙하면서 낯선 애칭. 그는 그때의 윤백오였다. 다정한 목소리도, 부드러운 미소까지도 여전히 우리가 만났던 시간 속에 머물러 있는. “나는 여전히 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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