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사냥

블랙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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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도서는 삽화가 들어간 로맨스 소설입니다. 7년 만에 재회한 첫사랑이었다. 이하연, 그녀가 분명했다. 졸업식이 있던 날, 그녀와 하룻밤을 보내고 도망치듯 그곳을 나왔던 그 날의 기억이 스쳐 갔다. 서로에 대한 마음을 숨긴 채 각자의 삶을 살아왔던 두 남녀가 우연히 재회하던 순간 뜻밖의 사고가 일어나는데……. * * * “이하연.” 날 부르는 목소리에 가슴이 두근댔다. 까만 눈동자가 내 눈을 보며 흔들렸다. 거칠게 터져 나오는 숨소리가 심장을 압박했다. “해도 되지?”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입술이 닿을 거리에서 그가 말했다. 살며시 벌어진 입술 밖으로 터져 나오는 호흡이 엉켰다. 벌써부터 몸이 뜨거워지는 기분이었다. “키스 정도는 괜찮아.” 하아. 그가 한숨을 내쉬며 나를 바라봤다. 그러고는 내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꾹 눌렀다. 이렇게 호흡이 가쁜데, 이렇게 손바닥에 땀이 흥건하도록 긴장하고 있는 걸 알면서도 키스만 허락하겠다는 내가 얄궂어 보이는 모양이었다. 욕망에 젖은 눈빛을 애써 감추고 그가 고개를 들었다. “그거면 돼?” 예상 밖의 질문에 그를 바라볼 때였다. 까만 눈동자가 아래로 쑤욱 내려왔다. 목에 닿은 축축한 기운에 깜짝 놀랐다. “키스면 충분해?” 붉은 혀가 빠져나와 목을 스윽 훑고 갔다. 한 번의 자극에도 부르르 몸이 떨렸다. 턱을 따라 내려온 입술이 한 번씩 살을 꾹 눌러 올 때마다 몸이 오그라들고 어깨가 좁아졌다. 오랜 시간에 걸쳐 잃어버린 감각들이 되살아나고 있었다. 재호의 손이 어깨를 만지고 내 몸을 만지고, 그리고 이렇게 다정하게 키스해 오던 그 날의 기억이……. “어림없지. 안 그래?” 셔츠가 활짝 열렸다. 언제 단추를 풀어 버린 건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검은색 브래지어를 뚫어질 듯 바라보던 재호의 머리가 떨어지는 순간 나는 허리를 젖히며 신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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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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