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의 밤

로맨스유희의 밤

도영서

529

“여기 에이스라고?” 다소 빈정거리는 목소리에 엷은 비웃음이 묻어 있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질문에 유희는 침을 꼴깍 삼켰다. 어쩌면 이 남자는, 지금 나를 시험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민유희에게 끝나지 않을 밤이 닥쳤다. 빛 한 줄기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으려 아등바등하는 유희의 앞에 구원처럼 나타난 남자, 반지호. 깨진 유리 파편들 위에 맨발로 서 있던 유희의 손을 잡고, 이끌어 준 지호 덕분에 유희는 조금씩 자신의 일상을 되찾을 수 있게 되는데……. 패닉에 빠질 때마다 유희는 자꾸만 지호를 떠올리고, 안전함만이 아닌 다른 감정을 깨닫게 된다. “최대한 날 이용해서 보란 듯이 성공해 봐요.” 지호는 이유도 없이 유희를 돕는다. 그녀가 무너지지 않도록 잡아 주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등을 부드럽게 밀어 주는 유일한 사람이 되어 준다. 하지만 그게 전부 동정심으로부터 시작된 마음이라고 생각하면, 유희는 다시금 무너질 것만 같았다. “나는…….” 마침내 그의 붉은 입술이 달싹였다. “동정이랑 사랑을 헷갈릴 만큼 어리지 않아요.” 이 남자를 사랑해도 되는 걸까? 지긋지긋한 밤을 다 보내고 나면,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까?

불러오는 중입니다.
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32